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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에 쏙 들어오는 ‘건강 내비게이션’ 나왔다

입력 | 2019-05-07 03:00:00

지구촌 곳곳서 환자와 의사가 소통하는 ‘라드카드’ 개발
특수 장비-SW 없이도 의료영상처리 국제표준 완벽 구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휴대용 전자차트(EMR)’를 적용한 첨단 의료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효율·원격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탑재된 포터블 의무기록 저장장치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휴대용 전자차트는 환자와 의료진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개인 의무기록을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첨단 장치다.

환자 개개인이 의료기관에서 생산해내는 다양한 형태의 진단 및 의무기록, 영상의무기록, 처방기록 등을 개인별 반도체 칩에 암호화해 저장할 수 있다. 최첨단 포터블 의무기록 저장장치가 상용화되면 환자는 병원을 옮길 때마다 진료기록을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덜고, 중복 검사를 하지 않아도 돼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GCC 6개국 메디컬 IT 솔루션 공급 및 계약 체결.


㈜라드카드코리아(대표 고경원)는 10년 동안 반도체 메모리 집적기술을 접목시켜 개인 의무기록을 휴대용 메모리칩에 담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라드카드(Rad Card)’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그저 단순한 USB 카드 한 장이지만, 의료현장에서 실증적인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탁월한 기능성을 갖춘 비메모리 시스템의 개인 맞춤형 휴대용 병원정보 시스템이다.

환자의 고용량의 영상기록과 진단 시 필요한 각종 EMR 소프트웨어를 내장해 의료진은 언제 어디서든 병원의 고가 소프트웨어 없이 일반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pc를 이용해 각종 의무기록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환자가 평생 생산 보관하는 고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압축 암호화 기술의 국제 특허와 최소 50개 국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여행이나 출장, 파견 등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개인의 의무기록을 제시하고 이를 진단에 반영할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 라드카드에 ‘21세기 헬스케어 내비게이션’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캄보디아 의료서비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선 제티오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 인프라 개선사업의 핵심 시스템도 라드카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단순저장장치의기능이아닌라드카드자체로별도의컴퓨터를실행시키는역할을한다.


라드카드를 최초로 구상한 사람은 반도체설계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캄란 에슈라기안 박사다. 에슈라기안 박사의 저서 ‘VLSI(초고밀도 집적회로)’시스템 시리즈는 지금도 전 세계 1500개 이상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도들에게 바이블과 같은 지침서로 사용되고 있다. 에슈라기안 박사는 언어와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이 소장해 오프라인에서도 활용 가능한 ‘병원정보시스템(Pesonal PACS and micro EMR)’을 개발했다.

라드카드는 병원의 특별한 장비와 소프트웨어 없이도 FDA 인증 소프웨어를 탑재해 의료영상처리 국제표준 ‘DICOM’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HL7 FHIR 엔진 등 국제표준규약을 준수해 지구촌 곳곳의 모든 의료진에게 동일한 글로벌 EMR 환경을 제공한다. 국제특허와 탁월한 한국산 메모리만을 사용한 기술력은 후발 주자들과 최소 3∼5년의 기술 격차가 난다.

라드카드코리아는 지난해 필리핀 남부 메디컬센터에서 운영하는 민다나오 섬지역의 어린이 소아암 환자 사업에 진출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부족한 의료 인력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소아암 발생지역 의료기관, 필리핀 남부 메디컬센터와 실시간 협진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제티오와 협력해 지리적으로 열악한 필리핀 섬 7000여 개의 텔레메디신 영역에 진출한 후 태평양 섬 국가까지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활발히 논의 중이고, 이미 일부 섬지역의 파일럿 제안 요청을 받았다. 개인 소유지만 의료진이 인증한 데이터만 입력이 가능하고 어떤 기록도 수정·삭제할 수 없는 엄격한 데이터 보장성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다양한 의료사고의 원인 규명은 물론 의료인을 보호하고 의료분쟁을 줄여주는 환경을 제공한다.

라드카드코리아 고경원 대표는 “지금까지는 건강검진 및 의무기록 보관·관리가 복잡하고 표준화돼 있지 않아 환자 불편은 물론 의료진도 최적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애로가 많았다”며 “파편화된 다양한 의료정보를 ‘맞춤 보관’ 패러다임으로 바꿔 환자와 병원 간 소통이 가능한 초 연결망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정보의 원천적인 소유·관리 및 데이터 권리 행사의 확보는 새로운 소비자들의 데이터 자산에 대한 의식을 끌어올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라드카드코리아는 최근 원광대병원과 ‘글로벌 커넥티드 헬스케어’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개인 맞춤형 평생 의료정보기록 칩셋(마이크로 EMR) 시장의 본격 개척에 나섰다. 라드카드코리아와 제티오, 원광대병원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에서 스마트 헬스케어 융·복합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