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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최악의 리더들… 5가지 특징

입력 | 2019-05-06 03:00:00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최고의 리더가 되기 위한 덕목을 알려주는 지식은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 게 2008년 구글이 발표한 ‘산소 프로젝트’다. 구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팀장급 이상 관리자의 인사자료 1만 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이를 근거로 구글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8가지 요건을 발표했고 후속 분석을 통해 2개를 추가했다. 주요 내용은 좋은 코치가 되어야 하고 권한 위임을 잘 해야 하며 팀원의 성공과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등이다.

그런데 기업 현장에서 이런 지식을 활용해 리더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높인 사례는 많지 않다. 리더들에게 이런 덕목이나 지침을 지키라고 강요해도 리더들의 행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많은 리더들은 “지금 당장 성과를 내기에도 바쁜데 10가지나 되는 행동 지침을 어느 세월에 익히느냐”고 항변한다.

이런 불평을 하는 리더들에게 “무엇을 더 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보다 “리더라면 최소한 이런 행동만큼은 하지 마라”는 지침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A 기업의 인사 관리자들은 독특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안리특(안타까운 리더의 특징을 찾아서)’. 최악의 리더가 되지 않기 위해 꼭 피해야 하는 행동 지침을 찾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이를 위해 A사는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최악의 리더십을 가진 것으로 평가를 받은 하위 20% 관리자들의 특징을 집중 분석했다. 그리고 최악의 리더로 선정된 사람들의 특징 5가지를 추출해낼 수 있었다. 안타까운 리더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악의 리더들은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 이들은 책임의식이 전혀 없거나,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서나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성향을 갖고 있다. 부하 직원들은 이런 관리자를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다.

둘째, 이들은 개인의 이익을 조직의 이익보다 앞서 추구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개인의 명성을 드높이려 회사 일을 뒷전으로 미루는 사례가 많다. 조직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할 때 최악의 리더는 개인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한다. 관리자의 언행에 매우 민감한 조직원들은 리더가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금방 알아챈다.

셋째,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 독단적이고 고압적 언행을 하는 리더가 많고 특히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다르거나, 어제 했던 말과 오늘 행동이 다른 사례가 많다. 물론 의사결정이나 행동은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리더들은 아무런 설명이나 양해 없이 자신의 말을 번복하거나 과거 했던 말과 다른 행동을 한다.

넷째, 감정기복이 심하다. 리더의 감정은 순식간에 조직원들에게 전염된다. 감정 기복을 심하게 드러내 업무 분위기를 해치거나 감정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경우 조직원들은 정서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다섯째, 개인 친분이나 선호를 중시한다. 학연과 지연에 따라 인사 평가나 업무 배분이 달라지고, 개인 친분과 선호로 특정 구성원을 편애하는 일 역시 자주 목격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구성원들의 조직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리더가 가진 특징을 파악했기 때문에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방법도 자연스럽게 찾아낼 수 있다. 즉, 좋은 리더가 되려면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며,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감정을 억제하고 개인 친분이나 선호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제 A사는 이런 교훈을 토대로 핵심 리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다시 설계했다. 기업 현장에서 발견한 안타까운 리더들의 특징은 이 시대의 관리자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김성준 SK아카데미 리더십개발센터 매니저 sungjun@s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