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문학의 제왕이라 불리는 줄리언 반스는 요리책에 불만이 많다. 레시피에 나오는 ‘한 스푼’ ‘적당히’ ‘한 잔’이 대체 얼마만큼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혹시 숨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의심한다. 그렇게 고민해서 만든 요리가 손님들에게 외면 받는 순간, 시니컬함으로 똘똘 뭉친 완벽주의 소설가는 이렇게 외친다.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그의 요리는 몰라도 이 책에 ‘맛있는’ 문장이 가득한 것은 분명하다. 다산책방, 1만4500원.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