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그룹회의서 日과 공방 “관련국 합의 없을땐 명칭 병기” 日 “17세기이후 일본해 통용” 주장
한국 정부가 유엔 무대에서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일본 측과 날선 공방전을 펼쳤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달 29일(현지 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신(新)유엔지명전문가그룹(NEW UNGEGN)’ 1차 회의가 열렸다. 외교부와 유엔주재 대표부에 따르면 이 회의에 유기준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을 단장으로 국토지리정보원, 국립해양조사원, 동북아역사재단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했다.
일본대표단은 첫날 회의부터 한국 측이 제출한 보고서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 측은 “‘일본해’가 17세기 이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일한 명칭”이라며 “한국 측이 이에 반대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대표단도 즉각 발언권을 신청해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 국제수로기구(IHO) 등 관련 국제기구 결의는 관련국 간 합의가 없으면 모든 명칭을 병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일본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동해 명칭 사용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해협도 ‘영국해협’과 ‘라망슈해협’으로 병기되고 있다”고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지명(地名) 표준화의 기술적 문제를 다루는 회의체인 ‘NEW UNGEGN’은 UNCSGN과 유엔지명전문가그룹(UNGEGN)이 통합돼 올해 출범했다. 한국 정부는 1992년부터 UNCSGN에서 동해 표기를 주장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성재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가 UNGEGN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