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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쓰린 9.15%… “부럽다, 수익률 2배 해외주식형 펀드”

입력 | 2019-05-07 03:00:00

[커버스토리]




올 들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해외주식형 펀드가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주식형 펀드는 기업 실적 악화와 국내 경제의 부진으로 수익률이 해외 펀드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지역별·국가별 펀드 성적표를 분석했을 때 상승률이 거의 가장 낮은 수준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설정액 10억 원 이상 해외주식형 펀드 749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9.94%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9.15%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우선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19.24%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경기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는 정보기술(IT) 업종 선도주인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약진에 힘입어 23.04% 올랐다.

중국에 투자한 펀드는 28.83%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큰 손실을 냈던 중국 펀드는 올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에서 중국 A주 편입비율이 확대되는 등 여러 호재에 힘입어 수익률이 크게 오르고 있다. 다만 6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양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상하이종합지수가 5.58% 폭락했다.

이 밖에 인도 러시아 등 다른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도 국내 펀드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냈다. 일본(11.46%), 유럽(15.65%) 등 선진국 펀드 역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해외 펀드에 비하면 국내 펀드의 성적은 아직 부진한 편이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도 상승세를 타며 지난해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회복세가 더디다. 과거에는 미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 한국 증시도 덩달아 뛰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두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업실적 부진과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글로벌 상승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지만 한국 증시만 그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1분기(1∼3월) 한국의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나빴고 수출도 다섯 달째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급등한 점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끈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외국인투자자는 주식 선물시장에서 880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실적만 믿고 무작정 국내 펀드에서 발을 빼거나 해외 펀드에 올라타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미중 협상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 중국 펀드가 특히 그렇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변동성이 당분간 클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실적과 정부 정책 등을 미리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