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올 첫 신작 ‘KOF 올스타’, 오락실 드나들던 3040 향수 자극 넥슨-엔씨소프트도 기존IP 활용 붐… 개발비 덜 들고 평균이상 성적 매력 “IP발굴 소홀, 경쟁력 하락” 우려도
넷마블 액션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출시를 앞둔 넷마블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올스타’ 홈페이지에 6일 올라온 한 게이머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9일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등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통해 출시되는 이 게임의 원작은 과거 오락실을 주름잡은 2차원(2D) 대전 액션 게임인 KOF. 과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30, 40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3차원(3D) 게임으로 전환해 10, 20대 게이머까지 사로잡을 것이라는 게 넷마블 측의 설명이다.
‘KOF 올스타’는 올해 넷마블이 내놓는 첫 신작이다. 넷마블은 뒤이어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비롯해 신작을 대거 출시한다. 그 선봉장으로 내세울 만큼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4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한 넷마블로서는 실적 반등을 위해 첫 신작이 흥행몰이에 성공해야 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128억 원 영업손실)를 낸 넥슨 또한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PC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모바일 게임(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을 3월에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이 게임의 누적 다운로드 수(글로벌 기준)는 1000만 회를 돌파했다.
게임업계는 기존 IP의 인지도를 활용해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이러한 ‘모바일 추억팔이’ 전략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1990년대 오락실이나 가정용 게임기를 즐긴 서른 살 안팎의 게이머가 최근 대거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추세도 게임업계가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다.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신규 IP를 토대로 만든 게임이 흥행하는 사례가 줄고 있다는 점도 게임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실제 넥슨이 3년간 100억 원을 들여 지난달에 출시한 대형 IP ‘트라하’는 앱 마켓 매출 순위의 상위권 판도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단기적인 성과에 얽매여 새로운 IP 발굴을 소홀히 하다 보면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국내외 게임 규제가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게임업계는 개발 역량을 쌓고 과감한 투자를 하기보단 기존 IP의 인지도에 기대어 새 IP 게임에 대박이 터져야 국내 게임업계의 분위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