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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결핵, 급사질환 아냐…계약시 보험사에 알려야”

입력 | 2019-05-07 13:27:00

원고 승소 판결한 1·2심과 달리 판단
"폐결핵 안 알렸다면 고지의무 위반"




상당한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폐결핵은 생명의 위험 측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고지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보험계약자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보험사는 “망인이 고도의 폐결핵이라는 중병을 앓아왔고 사망하기 2주 전부터는 몸이 아파 출근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숨긴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1, 2심은 “보험계약자인 A씨와 피보험자인 망인이 이와 같은 사실을 숨긴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거기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A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근무하던 망인이 질병으로 사망 시 2억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질병사망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한 점 ▲보험계약 체결일로부터 이틀 후 사망했는데, 부검 결과 사인은 ‘고도의 폐결핵’이었던 점 ▲망인이 2주 전부터 밥을 넘기지 못하는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노래방에 출근도 하지 못했다고 동거인이 경찰에서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보험계약자인 A씨와 피보험자인 망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질병에 걸려 신체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경과에 비춰 볼 때 폐결핵은 생명의 위험 측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보험계약 체결 당시 고지 대상이라는 게 대법원 결론이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증거로 제출된 의료자문 회신서에 따르면 ‘결핵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소모성 질환이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하루 이틀 만에 갑자기 경과가 악화돼 사망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기재돼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