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8일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불신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면서 당내 갈등이 또 한차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 8인과 국민의당 출신 의원 7명은 15명 명의로 당에 의총소집 요구서를 7일 제출했다. 국민의당 출신 7명 가운데에는 비교적 계파 중립지대에 속해 있던 권은희 김삼화 김수민 신용현 의원도 포함됐다. 의총 소집을 요구한 15인은 지도부가 당내 반대에도 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한데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일 오후 2시에 의총을 소집하기로 했다. 하지만 동시에 사퇴 요구에 물러설 의지가 없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에 대해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내년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고 한국당, 민주당과 연대나 통합 없이 당당하게 총선에 나가겠다고 선언하면 즉시 원내대표를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당을 흔드는 것은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집착”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도 3일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정무직 당직자 13인을 해임하며 물러설 의지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의 주도권 싸움은 원외 인사들에게도 번졌다. 손 대표 체제를 옹호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유승민 전 대표를 패스트트랙을 반대해 당 분열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바른미래당 영·호남 지역위원장과 핵심 당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계는 한국당으로 미련 없이 떠나라”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가 해임한 정무직 당직자 중 당 부대변인 6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당을 수습할 지도력도 없고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당대표직을 고집하고 있으니 이 역시 해당행위”라고 맞섰다.
여기에 손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오신환 사무총장과 권은희 정책위의장을 해임하고 각각 임재훈 의원과 채이배 의원을 내정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 지고 있다. 하지만 임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손 대표가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일단 두 의원을 더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