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키프로스 EEZ서 가스전 시추… 키프로스 “주권 침해” 거센 반발 EU-美 “터키 불법행위 자제하라”… 에르도안 “터키의 법적 권리 행사”
터키가 동지중해 북키프로스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에너지 탐사 시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키프로스와 그리스는 즉각 반발하고 나서 동지중해 자원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프로스는 터키계 북키프로스 인근 해역에서 시추하던 터키 시추선 승무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키프로스 외교부는 터키 시추선에 대해 “터키의 도발은 키프로스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키프로스는 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3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북키프로스 인근 해역에서) 시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추 작업은 9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시추선인 ‘페이스(Faith)’는 키프로스 서쪽 해안에서 약 70km 떨어진 해상에 있다.
최근 동지중해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키프로스를 둘러싼 셈법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터키는 북키프로스와 공동으로 탐사 시추에 나서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에서 “동지중해에서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법적 권리는 논쟁거리도 아니다”라며 “지중해에서의 터키의 권리를 나토가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터키의 탐사 시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키프로스와 적절히 연대해 대응할 것”이라며 “터키에 어떠한 불법 행위도 자제하라고 긴급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모건 오태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5일 “키프로스가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는 지역을 터키가 시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