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미래다]시민 대상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선 ‘먹는 샘물’ 제치고 가장 맛있는 물
깨끗한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도 지구온난화를 막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수돗물은 동일한 양의 먹는 물을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페트병 생수나 정수기 물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4년 공산품을 제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해 ‘탄소성적표지’를 발간했다. 이산화탄소는 생산과 유통, 냉장 등 모든 과정에서 나오는데, 이를 정량화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성인 물 섭취 하루 권장량인 2L를 기준으로 수돗물을 생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0.512g이다. 반면 페트병 생수는 238∼271g, 정수기는 171∼677g에 달한다. 정수기 물이 수돗물보다 이산화탄소를 최대 1322배 많이 배출시키는 셈이다. 또 2017년 한 해에만 28만6325t 생산된 페트병은 최근 국제적으로 폐플라스틱 처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제성은 수돗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전형준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는 2014년 ‘수돗물의 경제적 가치 재고찰 필요성에 관한 연구’에서 4인 가족이 수돗물을 마시면 최대 월 2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4인 가족이 마시는 식수량을 월 72L로 가정하고 수도 요금과 페트병 생수 구입비, 정수기 유지관리 비용 등을 비교한 결과다.
먹는 물 72L만을 기준으로 봤을 때 수돗물 요금은 매달 32원에 불과하다. 같은 양의 물을 페트병 생수로 마시면 1만1825원, 정수기는 2만1881원을 내야 한다. 가정에서 페트병 생수나 정수기 대신 수돗물을 마시면 연간 14만∼26만 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