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스타트업]4차례 창업 모두 성공
3일 서울 서초구 펍지에서 만난 ‘미다스의 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실패가 훨씬 많지만 그 안에서도 성장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제공
3일 서울 서초구 펍지(배틀그라운드 개발 스튜디오)에서 장 의장을 만났다. 위원회 일을 마치고 정장 차림으로 돌아온 그의 뒤로 헬멧과 탄약 자루 등 게임 아이템 모형들이 전시돼 있었다. “배틀그라운드는 좀 해보셨나”라고 묻자 “애들이 더 좋아하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삼형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미다스의 손’인 그에게도 스타트업 경영은 언제나 모험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기 전에 블루홀 임직원 월급이 2개월 치밖에 안 남았었다. 경영진은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 거죠”라며 웃었다. “창업가들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소수다. 왜 이 소수는 배려를 안 해주시는지”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최근 수년간 기류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게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안에 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장 의장은 “스타트업은 무조건 오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기업엔 내일이 있다. 국제기구엔 미래가 있지 않겠나”라면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사회가 한 번씩은 거쳐야 할 논의라면 WHO 같은 곳에선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10년 전 겪었던 게임 중독 논란을 넘어 현재 게임 산업을 인정하게 됐듯, 인도에서 최근 게임 중독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이뤄진 카풀 대타협과 이어진 비판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은 다른 기반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은 한국만큼 택시 인프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후배 창업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실패가 더 많다”는 말부터 꺼내 들었다. 그가 스타트업 투자 때 아이템보다 팀을 더 보는 이유다. 최근 투자한 인도 시장 스타트업 멤버들에겐 ‘일을 그만두고 나온 중년의 절박함’이 있었다고 했다. 장 의장은 “처음 세운 사업 계획은 틀리는 경우가 많고, 아이템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계속 수정하면서 이어가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팀이라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모든 분들은 성공하기 위해 뛰어들죠. 그런데 성공은 못 하시더라도 본인의 성장을 꼭 성취하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실패가 훨씬 많거든요.”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