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점철된 20대를 보내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신청자 중 20대가 1만2000명을 넘어 4년 전보다 51% 늘었다. 중위소득 50%에 못 미치는 빈곤율도 50, 60대는 10년 전보다 줄어든 데 반해 20, 30대는 늘어났다. 대학생들은 학자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학생 때부터 빚을 지고, 취업준비생들은 스펙 쌓기와 알바를 병행하다가 불법 대출 등 금융 사기에 휘말리기도 한다.
요즘 청년들이 특히 힘든 것은 경제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진 데 반해 과잉 스펙을 가진 대졸 인력은 늘어나 분야별 수요 공급의 미스매치가 심하기 때문이다. 전문대 경쟁률이 높아지고, 4년제 대학을 나온 뒤 다시 전문대에 들어가는 ‘U턴 입학’이 늘어나는 현상은 이런 사정을 잘 보여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및 근무조건 격차가 심한 것도 취업 낭인을 늘리고 청년들을 좌절시키는 요인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겉돌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에만 19조2000억 원이 넘는 일자리 예산을 썼다. 정부 사업 참여자만 831만 명이니 15∼64세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은 정부가 주는 돈을 받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민간 일자리로 연결된 취업자는 16.8%에 불과했고 정부의 직접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사람은 69%가 60세 이상이었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노인들 용돈 주기’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