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브렉시트 처리 불투명… 일단 참여후 의회출범전 탈퇴” 2300억원 선거비용만 날리는 셈
영국 정부가 23∼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7일 밝혔다. 당초 이 선거 전까지 의회로부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승인을 받아내려 했지만 여당인 보수당의 내부 분열은 여전하고, 보수당과 제1야당 노동당의 합의 또한 난항을 겪어 이달 내 브렉시트안 의회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정부 2인자’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감스럽게도 유럽의회 선거의 법적 기한 날짜 이전에 브렉시트 비준 절차를 끝내지 못할 것 같다.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3월 29일 EU 탈퇴를 목표로 했던 영국 정부는 의회에서의 거듭된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로 올해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EU와 합의했다. 이에 EU는 “유럽의회 선거 기간에는 영국이 여전한 EU 회원국이므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선거가 시작되는 23일 이전 합의안 통과에 실패한 영국 정부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뽑힌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되는 ‘7월 2일’을 새 데드라인으로 정했다. 이달 말 선거에는 참여하되 실제 유럽의회 출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보수당은 유럽의회 선거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초반대의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선거 후 국정 동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 지지율은 지난달 창당한 극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브렉시트당’(1위), 제1야당 노동당(2위)에 이어 3위. “즉각 브렉시트 전면 시행”을 주장하는 브렉시트당은 3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정계의 핵’으로 부상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