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통제체제 저촉 않는 이스칸데르-E 미사일 패트리엇과 사드·이지스 틈새 비행…요격 어려워 북, 핵협상 진전 없으면 전략무기 추가공개할 듯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남한의 주요 목표물에 대한 전략적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IISS) 마이클 엘러먼 선임연구원이 8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밝혔다.
엘러먼 연구원은 북한이 이번에 쏜 신형탄도미사일은 러시아 이스칸데르(SS-26) 미사일로 보이며 450~500kg 탄두를 280km까지 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스칸데르 미사일에는 몇가지 변형이 있으며, 수출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이스칸데르-E 미사일 수출을 허용한 것은 사거리와 추력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서 정한 성능 한계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특히 비행 중 궤도변경이 가능한 점 때문에 탄도미사일 방어를 어렵게 만든다고 엘러먼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이스칸데르의 발사 시점에서 궤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방어 레이더가 계산하기 어려워 요격 미사일을 정확히 겨냥해 발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한국군 및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빈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엘러먼 연구원은 설명했다.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40km 이내이며 사드와 이지스 미사일 방어는 요격 고도가 50km인데 이 틈새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지상 표적을 향해 급강하하는 비행궤도와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안정적으로 요격할 수 없다고 엘리먼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시험한 신형미사일의 출처에 대해 ▲러시아로부터 수입했거나 ▲제3국이 변형한 것을 북한이 도입했거나 ▲북한 기술자들이 이스칸데르 설계도를 입수해 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2월 군사 퍼레이드에 선보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복제품은 매우 조잡했다면서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면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정밀 유도 미사일 수준의 충분한 운영능력을 갖추기까지 몇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러먼 연구원은 시험발사 장면 사진에서 발사 직후 파편의 모습이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이 러시아 또는 제3국으로부터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은 남한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뚫고 정확히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