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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靑 참모들 총선행 줄사표… 대통령 보좌가 경력 관리용인가

입력 | 2019-05-10 00:00:00


청와대 행정관 7명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 수석급과 5, 6명의 비서관급 인사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줄사퇴는 최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공천규칙에 따라 늦어도 7월까지는 사퇴해야 하는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다. 1월 청와대 개편에서 물러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청와대와 부처에서 총선에 나갈 인사들이 40∼50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음 주에 청와대와 부처 차관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11개월 남은 총선 때문에 청와대와 관가가 벌써부터 들썩이는 모습이다. 야당은 ‘청와대가 민주당 총선 캠프가 됐고, 국회는 청와대 출장소’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청와대 근무를 거쳐 총선에 나가는 행태는 과거 정권에서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규모가 큰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 임기 전체와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 보좌 및 조정 역할을 해야 할 참모들이 대통령 임기 절반도 넘기기 전에 정치판으로 향하는 것은 정권의 경쟁력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특히 집권 3년째에 접어들면서 청와대가 관장해야 할 국가적 현안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그럴수록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전문성과 경륜, 균형감각이 더욱 절실해진다. 새로 임명될 보좌진이라도 정치색 없이 전문성과 사명감으로 정책 보좌와 조정에 최선을 다할 전문가들로 인선되어야 한다.

모든 참모가 한길을 갈 수는 없겠지만 총선이라는 잿밥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은 청와대 입성할 때의 초심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아직은 총선 모드로 들어갈 시기도 아니다. 벌써부터 선거에 국정이 휘둘리고 관가가 술렁이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조기 과열되기 쉬운 정치권에 균형을 잡아야 할 청와대가 ‘총선용 인사’로 오히려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