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 로열 베이비 이름 공개 英언론 “용감함 뜻 담긴 ‘아치’ 인기… 전통적 왕실인사 이름과는 거리”
증손자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 여왕 영국 해리 왕손(왼쪽에서 두 번째)과 메건 마클 왕손빈(오른쪽)이 8일 런던 윈저성을 찾아 3일 전 출산한 첫아이의 얼굴을 엘리자베스 여왕(가운데)과 필립 공(왼쪽)에게 보여주고 있다. 마클 왕손빈의 왼쪽에는 어머니 도리아 래글런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미소 짓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영국 해리 왕손(34)와 메건 마클 왕손빈(37) 부부가 왕실 작명 전통에 구애받지 않고 첫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해리 왕손 부부는 8일 인스타그램에 ‘로열 베이비’의 이름을 ‘아치 해리슨 마운트배튼윈저’라고 지었다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 필립 공이 윈저성에서 증손자를 처음 만나는 모습의 사진도 올렸다.
아치는 ‘아치볼드(Archibald)’를 짧게 줄여 부른 애칭으로 최근에는 아치볼드보다 ‘아치’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BBC는 ‘아치’라는 이름에는 ‘진정한’ ‘용감한’ 등의 뜻이 담겼으며 미국보다는 영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름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아치가 영국에서 아기 이름으로 가장 인기 있는 20개 중 하나로 그동안 ‘로열 베이비’ 이름 후보군에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해리슨 역시 왕실 인사에게 전통적으로 주어지는 이름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영국 도박업체들은 알렉산더, 제임스, 아서 등을 후보에 올렸다.
왕실 전문지 머제스티의 조 리틀 편집장은 BBC 인터뷰에서 “아치는 영국 느낌이 강한 반면 해리슨은 미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름이다. (왕손 부부가) 뭔가 색다르게 하기를 원해서 그렇게 작명한 것 같다”고 전했다. 마클은 출산 이전부터 사생활 보호를 강조해 왔으며 출산 당일 병원 앞에서 아이를 안고 기자들 앞에 서는 왕실 관례를 따르지 않았다. 아치의 중간 이름(미들 네임)에도 증조할아버지 필립 공이나 할아버지 찰스 공의 이름을 따서 사용하지 않았다.
한편 해리 왕세손 부부의 지인 배우 조지 클루니는 7일 드라마 발표회장에서 마클 왕손빈에 대한 자극적 보도를 비난했다. 클루니는 “왕실 가족 일원으로 공개석상에서 인터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메건의) 아버지를 만나 인터뷰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언론이 메건(왕손빈)에게 좀 더 친절해야 한다. (그는) 갓 출산한 젊은 여성”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매체들은 결혼 전부터 마클 왕손빈의 개인 이력은 물론 가정사까지 파헤친 선정적인 보도를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