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국내 정치-검찰 개혁 “검찰 ‘셀프 개혁’ 기회 놓쳐… 보다 겸허한 자세 가져야” ‘문무일 항명이냐’ 질문엔 답 안해 “패스트트랙은 다수 독주 막는것… 독재라는 건 맞지 않는 얘기”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적폐청산과 관련해 “적폐 수사나 재판은 우리 정부가 시작한 게 아니라 앞 정부에서 이미 시작했던 일”이라며 “우리가 기획하거나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살아서 움직이는 수사를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하고 반헌법적인 일이고, 헌법 파괴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2일 사회 원로와의 간담회에서의 발언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당시 ‘선적폐청산, 후협치’ 발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 (뉴스) 헤드라인이나 자막을 그런 식으로 뽑고, 그걸 근거로 이런저런 비판을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이 대통령에게 ‘독재자’라고 하는데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현 정부를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은 “독재, 그것도 그냥 독재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색깔론을 더해 ‘좌파독재’로 규정짓고 투쟁한다고 하는 것은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야당을 만나야 할 상대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독재자라는) 극단의 표현을 쓰긴 했지만 그것도 다 하나의 정치적인 행위로 본다면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은 늘 있어온 것”이라며 “이제는 한 페이지를 넘기고 다시 새로운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지금까지 놓쳐왔다”며 다시 한번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도 그렇고, 검경 수사권 조정도 그렇고 검찰이 사정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혁 방안으로 제기되는 것”이라며 “말하자면 (검찰의) ‘셀프 개혁’으로는 안 된다는 게 국민들의 보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 반기에 대해 “항명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