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윤총경 나에게 지시한 적 없어…靑 입막음용 고소”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8일 오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3.8/뉴스1 © News1
청와대가 특정정치인 관련 첩보를 수사기관에 이첩하게 했다고 폭로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10일 경찰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오후 2시쯤 검은 정장을 입고 이동찬 변호사와 함께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수사관은 “직속상관으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았고, 그걸 이야기했는데 이게 어떻게 허위이고 명예훼손이냐”며 “진실을 말하는 나의 입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고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모 총경은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는 클럽 바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수사 상황을 알아봐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비롯, 유리홀딩스 관계자들에게 콘서트 티켓을 받고 함께 골프를 치거나 식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어 김 전 수사관은 ‘명예훼손 혐의를 방어할 근거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지’를 묻는 질문에 “실제로 첩보가 이첩된 사실이 있기도 하고, 직접 경험한 사실이기 때문에 내 스스로가 증거”라고 대답했다.
청와대가 계속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수사과정에서 인사권자, 민정라인을 수사한다는 게 쉽지 않고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집행이 어렵다”며 “그 부분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김 전 수사관을 인용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017년 8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이 입수한 김무성·김기춘 첩보를 이인걸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에게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수사관은 전날 이동찬 변호사를 통해 “(백 전 비서관의 고소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근거가 있고, 저를 향한 고소는 명백한 무고이며 공익제보자를 향한 재갈물리기”라며 “거악과 거짓에 굴하지 않을 것이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 전 비서관이 청와대가 관여해서는 안 되는 해운회사 및 정치인 관련 사찰첩보를 이인걸 특감반장을 통해 저에게 부당하게 지시해 수사기관에 이첩하게 했다’는 내용이 (앞선 의혹 제기에) 포함돼 있었고, 이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신고해 공익신고자 지위도 인정받았다”고 했다.
김 전 수사관의 출석에 앞서 대한애국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 20여명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 모여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김태우 수사관 지켜내자’라는 팻말을 들고 “김태우 수사관 힘내라”고 연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