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협상 입지 강화 위해, 단거리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 김정은, 지난달 12일 시정연설 이후 빈번한 군 관련 행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9일) 장거리 타격수단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고, 화력타격훈련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10일 전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북한이 시한을 연말로 제시한 향후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대화의 판을 깨지 않는 수준에서 무력 시위를 당분간 계속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빈번한 군사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설 나흘 뒤인 16일 공군 부대를 찾은 데 이어 17일엔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 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고 지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행보는 지난 2월 8일 창군 71주년 계기 인민무력상 방문 이후 두 달여 만이지만 군사 훈련이나 무기 개발 관련 시찰로만 보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었다.
또 지난 9일엔 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 우리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일 240㎜ 방사포와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고 닷새 뒤엔 단거리 미사일과 자주포, 방사포를 발사했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전일(10일) 국회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북한 발사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브리핑에서 “4일 발사는 동부 전선, 9일 발사는 서부전선에서 이뤄진 타격훈련이라 말하는 북한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미리 계획된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 이후에 도발의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며 “이것은 다음 단계나 다다음 단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있을 수 있으니깐 (미국에) 그 전에 양보를 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 표출, 미사일 능력 과시, 군부 달래기, 향후 안보 이슈 쟁점화 등이라고 분석하고 “(북한이) 이 같은 계산법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도 당분간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렇지만 북한은 협상 시한을 연말로 정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대화 유지의 전제조건은 쉽게 깨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시정연설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북미 간 대화 국면 유지의 전제 조건을 돌려서 밝혔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하노이에서 많이 망가진 북한은 나중에 협상을 위해 자신들의 입지를 키워야 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선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리빌딩이고, 미국쪽에선 협상을 하려면 강하게 나왔으니깐 좀 유화된 자세를 보이는 게 리빌딩이다. 그래야 중간에서 협상이 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