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포사 대통령 연임 성공했지만… 경제성장-부패 척결 숙제 안아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에서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승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ANC를 이끄는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66) 연임도 사실상 확정됐다.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표 결과 ANC가 득표율 57.5%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비례대표제인 남아공은 후보가 아닌 정당에 투표한다.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를 배분하고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 ANC는 하원 의석 400석 중 230석을 차지해 제1당 자격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라마포사 대통령 및 집권당 ANC의 국정 운영 동력에 상당한 타격이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남아공의 악명 높은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이 폐지된 1994년 이후 25년간 치러진 모든 총선 중 이번 ANC의 득표율이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ANC 득표율이 6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로이터통신은 라마포사 대통령이 ‘경제 성장 및 부패 척결’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노동운동가 겸 성공한 사업가란 독특한 이력을 가진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직에 오른 뒤 남아공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등 다양한 개혁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는 8일 선거 직후 “ANC가 그동안 실수를 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 번 더 신뢰를 달라”고 요구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11일 “남아공 유권자들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경제 및 부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만, 유권자들의 남은 인내심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