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안팎 ‘KN-21 탄도미사일’ 추정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4, 9일 잇따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는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껏 보지 못한 신형 무기여서 더 분석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이 미사일을 지난해 2월 북한군 창건 70주년 기념식에서 실체가 처음 공개된 신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미사일을 ‘KN-21’로 명명하고, 개발 및 배치 동향을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이 ‘원형(시제품)’을 선보인 뒤 1년여간 유도장치와 추진체 등을 개량해 신뢰도를 높이고, 궤도형 차량까지 갖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실전 발사를 연이어 강행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며칠 간격으로 같은 미사일의 발사 현장을 참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김 위원장이 사전에 이 미사일의 구체적인 전력화 시기 등 관련 지침을 하달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 대화와 북-미 비핵화 협상 와중에도 김 위원장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개발과 전력화를 각별히 독려했고, 이번에 최종 점검을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미사일을 실제 시험 발사하면 남북 대화는 물론이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파국적 사태가 불가피한 만큼, 북한이 긴장 고조를 위해 도발 직전까지 ‘시늉’만 낼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선 더 많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의 기습 전개 등 발사 준비 징후를 미 정찰위성에 일부러 노출해 한미 양국을 압박하는 수순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 발사에 대해 “매우 일반적인 것(very standard stuff)이며 신뢰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단거리(short-range)’란 표현을 4차례나 쓰면서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했다. 하루 전인 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던 본인의 말을 스스로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두 번째 발사에 화가 났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것들은 단거리였고 매우 일반적인 것(군사 훈련)”이라고 두 차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