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평가
軍, 발사 9일 지났지만 "분석 중" 답변 되풀이
최신 국방백서에 흡사한 미사일 기록도 등장
"軍 소극적 태도, 北에 협상 주도권 내줄 수도"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동일한 유형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관련 전문가들의 잇단 평가 속에 군 당국은 열흘 가까이 지나도록 “분석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군 당국이 아직도 발사체의 실체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내놓지 못하는 것은 북미간 비핵화 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정무적 판단이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쏜 발사체에 대해 파악된 바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정밀한 분석이 필요해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이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전력화 또는 실전배치가 임박했다’고 보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정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는 것밖에는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 4일과 9일 발사된 신형전술무기에 대해 국내외 군사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이 새롭게 개발한 최대 사거리 500㎞에 달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9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하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추가 제재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내외적 평가 속에서도 유독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신형유도무기에 대한 평가나 분석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올해 초 자신들이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최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외형이 거의 흡사한 미사일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이미 군당국이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도 평가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 대변인은 “국방백서에 포함된 무기체계와는 외형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번에 발사된 발사체의 탄종, 재원, 비행특성 등에 대해서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설명을 뒤로 미뤘다.
군 당국이 이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열흘 가까이 되도록 정확한 분석을 못 내놓는 것은 군의 정보 취합 및 분석 능력이 떨어지거나, 정부의 대북 정책과 북미 비핵화 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눈치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국방부 뿐 아니라 합참 역시 이번 북한 발사체에 대해서는 “정말 분석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답변이 제한된다”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의구심을 더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