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뉴스채널 RT, 미국 관련 뉴스 방송에서 “5G 신호가 암의 원인” 주장 NYT “과학적 근거 없는 허위정보로 러시아의 5G 기술 열세 만회하려는 책동”
“미국의 5세대(5G) 통신 기기의 신호가 뇌종양 등 심각한 질환을 발생시킨다”고 보도한 러시아 뉴스채널 RT의 최근 방송. 유튜브 캡처
러시아 정부가 2005년 설립한 국제뉴스채널 RT(러시아투데이)가 “미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해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강한 비판을 받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 기획기사에서 RT 기사의 문제점을 상세히 지적했다.
RT는 미국 관련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5월 “5G 통신 기술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첫 보도를 내보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14일까지 7번이나 거듭해서 관련 뉴스를 전하며 “5G 통신 신호에 노출된 어린이들이 암, 코피, 학습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YT는 “RT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미국 관련 뉴스에서만 5G 통신 기술이 건강에 유해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G 통신 시스템을 구축해 초고속 무선인터넷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5G 통신 기술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에서 뒤처진 러시아가 거짓 정보를 유포해 미국의 5G 통신 기술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RT 뉴스 동영상의 하루 평균 조회 수는 2017년 기준 100만 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 관련 동영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NYT는 “미 국가정보국은 RT를 러시아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제적 정치선전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RT는 2016년 미 대선 때도 허위 정보를 유포해 혼란을 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의 자료에 따르면 5G 통신 신호의 평균 주파수대는 라디오방송 신호와 엑스레이의 중간 정도 수준이다. NYT는 “모스크바에선 이 대역의 고주파가 피부 미용과 통증 치료 요법에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