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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의 구조현장 출동 시간 빨라졌다

입력 | 2019-05-14 03:00:00

구조신고 접수 ‘공청시스템’ 구축… 요원 출동시간 1분 이상 줄어
구조인력 늘리고 선박도 대폭 확충, 강도 높은 구조훈련으로 신속 대응




인천 중구 영종도 앞바다에서 밀물에 차량이 침수된 것을 가정한 긴급구조 훈련에 참가한 인천해양경찰서 구조요원들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인천해양경찰서 하늘바다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백진규 순경(32)은 요즘 일과가 끝나면 수영장으로 달려간다. 파출소가 관할하는 영종도 바다에 빠진 관광객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수영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백 순경은 평소 영종도 일대 나루터에서 입출항 선박을 점검하거나 해안가를 순찰한다. 하지만 여름철 관광객을 물에서 구조할 일이 늘어날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8∼12일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열린 ‘수중 구조능력 배양을 위한 현장요원 긴급구조훈련’에도 참가했다. 그는 “파출소 근무에 필요한 훈련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았다”며 “구조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잠수복이나 비상용 호흡기 같은 장비가 더 지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이 신속한 구조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13일 해경에 따르면 바다에서 낚시나 물놀이 같은 레포츠를 즐기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선박 조난사고도 2017년 3160척에서 지난해 3434척으로 약 9%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조난사고 사망자는 108명에서 89명으로 줄었다. 올 1분기 사망자도 24명으로 지난해 1분기 33명에 비해 감소했다.

해경은 사고 신고 접수에서 출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이 같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7년 구조 신고 접수에 평균 51초가 걸렸지만 지난해 26초로 짧아졌다. 지난해 9월 구축한 공청 시스템 덕이다. 통상 119로 접수되는 구조신고를 전국 5개 지방해양경찰과 19개 해양경찰서 상황실 및 구조요원이 동시에 들을 수 있어 구조요원 출동시간도 4분 53초에서 3분 33초로 1분 이상 줄었다.

구조요원이 늘어난 것도 도움이 됐다. 2017년 686명에서 지난해 844명이었고 올해는 964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구조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은 매달 5일간 의무적으로 구조훈련을 받고 있다. 수영은 물론 잠수기법을 배우고 밀물에 차량이 침수되거나 소형 선박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의 초동조치 능력을 키우고 있다.

구조용 선박도 늘렸다. 지난해 잠수지원함을 처음 도입했고 연안 구조정을 8척에서 40척으로 늘렸다. 20인승 대형 구조헬기는 1대를 추가해 2대가 됐다. 잠수능력을 갖춘 전문 구조요원이 상주하는 구조거점파출소 12곳도 올해 2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해경의 인력과 경비함만으로 모든 해양사고에 대처하기는 어렵다. 어선을 포함한 민간 선박이 구조에 참여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구조수당과 유류비를 이 선박들에 지급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5∼9월에 사고가 자주 나는 낚싯배의 안전점검과 불법영업 방지를 위한 특별단속에 나선다. 해상 선박사고의 95%는 운항 부주의나 정비 불량 같은 과실에 의해 발생한다.

김인창 해경 수색구조과장은 “앞으로도 인력과 장비를 더 확충하고 구조훈련을 반복해 해양사고에 신속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