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정부 ‘적자청춘’ 위한 새상품 마련
5월 9일자 A1면.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 등은 올 상반기 20∼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전월세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전세보증금과 월세 등 주거비를 정부 재원을 통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일반 전세자금 대출보다 1∼2%포인트 낮은 2% 중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는 질권(質權) 설정이 없이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질권 설정이란 세입자가 대출 상환을 할 때까지 은행이 전세보증금에 담보를 설정하는 것으로, 질권 설정이 되면 집주인은 전세 계약이 만료될 때 세입자가 아닌 은행에 보증금을 직접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집주인은 재산상 손해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해 이런 대출을 받는 세입자들을 꺼려 왔다.
정부 관계자는 “혹시 모를 사고에 연루되기 싫어 질권 설정에 동의를 안 하는 집주인이 많다”며 “이번 청년 전월세 상품은 질권 설정을 하지 않아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기존 청년 대상 주거 지원 대출의 실적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에서 지난해 1월 말 출시한 청년전용 버팀목 전세 대출 실적은 하루 평균 2건에 불과했다. 주거안정 월세 대출 역시 지난해 연간 총 212건, 1845억 원에 그쳤다.
청년 전용 전월세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도 대출 승인까지 절차가 복잡해 판매를 꺼리고 있다. 본보가 9일 한 시중은행을 찾아 청년 관련 대출 상담을 받았을 때 창구 직원은 오히려 다른 상품을 권유했다. 이 직원은 “차라리 집 규모를 줄여 신용대출을 받는 게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