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0일 수출액 6.4% 감소… 반도체 부진-中수출 후퇴 영향 美 관세 인상땐 더 큰 타격 최악 치닫는데도 정부는 낙관론 “반도체 수요 회복되면 점차 개선” KDI, 2개월 연속 ‘경기 부진’ 명시
13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수출액은 130억3300만 달러(약 15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억 달러(6.4%) 줄었다. 이 기간 올해 조업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일 많았다. 이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년 만에 13.6% 감소했다. 한국의 월별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올 4월까지 감소세다. 현 추세를 감안하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의 5분의 1 이상인 반도체 수출이 이달만 31.8% 줄어든 데다 중국 수출도 16.2% 감소했기 때문이다. 4월 1∼10일 기준 ―19.7%였던 반도체 수출 감소폭은 이달 들어 더 확대됐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점점 더 줄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앞서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25%를 예고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도 정해진다.
대외 여건이 나빠지는데도 정부는 현 경기에 대해 낙관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수출은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다수 기관이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국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관세 부과 조치가 한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시점을 한 달로 보는 것은 한국의 희망이 반영된 분석일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기업이 틈새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