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걸작이라 해도 18세기에 세운 요새(일부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후에 보강)가 미군 중 제일 강하고, 첨단 병기로 무장한 군단을 괴롭힐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패튼이 제일 믿었던,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워커 장군이 지휘하는 20군단이 메스 공격을 맡았다. 독일군 수비대는 형편없는 수준의 부대였음에도 20군단의 맹공을 버텨냈다. 성채의 벽이 단단해서 대포로 직격해도 무너지지 않았다.
미군은 마치 중세의 공성전을 하듯 보병부대를 돌격시켜 성을 공략하기도 하고, 여러 차례 강력한 일제공격을 감행했다. 며칠이면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 공격은 무려 3개월을 끌었고 막대한 희생자를 냈다. 메스 전투는 패튼에게 치욕이 되었다. 자신이 지은 요새가 독일군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보방이 알았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싶기는 하지만, 전쟁에는 이런 명분적 사고가 아니라 실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손자도 말했듯이 전쟁에서 최고의 수단은 남의 것을 빼앗아 사용하는 것이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