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연극 ‘추남, 미녀’
연극 ‘추남, 미녀’에서 추남 데오다 역의 백석광 배우(왼쪽)와 미녀 트레미에르 역할을 맡은 정인지 배우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장면. 서울 예술의전당 제공
편견으로 가득한 사회를 향해 연극 ‘추남, 미녀’는 이 같은 발칙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20세기 프랑스 파리에 사는 두 주인공 데오다와 트레미에르는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추하거나 예뻐서, 혹은 남들과 조금 달라서 자신을 오롯이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산다. 극은 평균에서 조금 벗어난 이들의 성장 과정과 성인이 되어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집중하게 된다.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 소설을 세계에서 최초로 무대에 올렸다.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식어는 ‘톡톡 튀는 매력’이다. 이는 전적으로 20여 개의 캐릭터를 쉴 틈 없이 연기하는 두 배우 덕분이다. 데오다 역의 백석광과 트레미에르를 맡은 정인지는 주인공의 가족, 학교 친구 등 주변 인물을 90분 동안 유쾌하고 뻔뻔하게 소화한다. 빠른 배역 전환에도 전개가 비교적 자연스럽다. 특히 백석광은 추함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분장이나 우스꽝스러운 모습 대신 구부러진 신체로 심리적 위축을 표현하는 참신한 방식을 택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