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 따른 심경 묻는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아 경찰 “기각사유 분석…보강수사 진행할 예정”
성접대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마치고 법원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5.14/뉴스1 © News1
성접대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34)가 구속을 면했다.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심리한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후 9시50분쯤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승리는 오후 10시48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구속영장 기각에 따른 심경이 어떤지”, “횡령과 성매매알선 모두 부인하는지”, “직접 성매매를 했다는 것도 부인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에 올라탔다.
신 판사는 “주요 혐의인 법인자금(버닝썬 자금) 횡령 부분은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주주 구성·자금 인출 경위·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승리와 유 전 대표의 주요 혐의인 버닝썬 수익금 횡령 부분에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성접대 알선 및 성매매 등 기타 혐의에 관해서는 “나머지 혐의 부분과 관련해서도 혐의 내용 및 소명 정도·피의자의 관여 범위·피의자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와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사유를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승리와 유 전 대표의 버닝썬 수익금 횡령을 수사한 경찰이 두 사람의 증거인멸 정황이 뚜렷하다며 영장을 신청했지만 이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8일 승리와 유 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도 이를 받아들여 9일 오후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승리와 유 전 대표는 2015년 12월에 일본인 사업가를 상대로 성접대를 알선하고,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에도 여성들을 불러 성접대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승리는 2015년 성매수에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승리는 사업투자자 등을 상대로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 알선뿐 아니라 성매수 혐의도 적용됐다.
두 사람은 이들이 함께 차린 투자회사 유리홀딩스의 자금 수천만원과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가 함께 빼돌린 버닝썬의 수익금이 합계 5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버닝썬 수익금의 흐름을 추적하던 경찰은 20억원가량이 횡령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이중 승리와 유 전 대표가 이들이 함께 세운 클럽 바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등으로 버닝썬 수익금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승리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은 성매매·성매매 알선·특경법상 횡령·업무상 횡령·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5개 혐의다. 검찰도 이 5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구속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해 보강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