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한국호머 회장 모교 영남대에 발전기금 쾌척… 18년간 장학금 12억 지원도
14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이종우 한국호머 회장(왼쪽)이 서길수 영남대 총장에게 약 5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14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컨벤션홀.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국호머 이종우 회장(80)의 말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이 회장은 모교인 영남대에 약 5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정말 칭찬하고 싶다. 나눔의 실천은 인생의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기탁금은 영남대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에 쓰인다.
영남대 기계공학과(야간 과정) 64학번인 이 회장은 2002년부터 모교에 약 12억 원을 장학금으로 기증했다. 대학 기계공학부는 그의 호를 딴 송암장학회를 만들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2학년생을 선발해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을 지급한다. 송암장학금 수혜자는 17명. 이 중 11명은 대기업 등에 취업했고 2명은 각각 서울대와 KAIST 대학원에 진학했다. 나머지 4명은 재학생이다. 이 졸업생들도 이날 기탁식에 참석해 장학기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경북 김천 출신인 이 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한 뒤 군무원으로 일하면서 대학을 다녔다. 28세 만학도로 졸업한 뒤 회사를 다니다가 1977년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이날 기탁한 부동산이 창업 당시 공장 부지의 일부라고 한다. 이 회장의 회사는 서울 63빌딩과 LG트윈타워를 지을 때 내장재 일부를 공급했다. 이 회장은 건실한 경영을 인정받아 1984년 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영남대는 2012년 11월 교내 중앙도서관 잔디밭에 이 회장의 흉상을 세웠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이 회장 삶의 철학이 느껴질 과학도서관이 학업뿐만 아니라 토론 협업 창업이 활발한 학문의 광장, 대학의 심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산=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