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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스템 퇴출 北, 가상화폐 범죄에 눈돌려”

입력 | 2019-05-15 03:00:00

[미중 무역전쟁 격화]美 재무부 테러담당 차관 지적
北외무성, 화물선 압류 맹비난 담화 “날강도적 행위… 즉각 돌려보내라”




시걸 맨들커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 “북한 등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이 가상화폐 거래 시스템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맨들커 차관은 13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개막한 가상화폐 정보매체 코인데스크 주최 연례 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밀려난 경제 제재 대상국들이 충격 완화 대응책을 가상화폐 관련 범죄에서 찾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미 법무부가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한 북한 해커 박진혁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박진혁은 북한의 해킹 조직 ‘라자루스’ 일원으로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직원들에게 악성 코드가 숨겨진 e메일을 보내는 ‘스피어 피싱’ 수법으로 내부망에 침투해 8100만 달러(약 962억 원)를 탈취하는 등의 사이버 범죄를 저질렀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연방 하원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중국 금융기관과 법인, 개인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를 요구하는 ‘2019년 미중 경제안보 검토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북한은 8개월 만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며 미국의 북한 화물선 압류를 강하게 비난했다.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북)를 굴복시켜 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며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을 공약한 6·12 조미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날강도적인 행위가 금후 정세발전에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지체 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다”고 압박했다.

압류된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이 배는 인도네시아 영해에서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깃발을 달고 있었고, 국제 해상항로에서 선박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도 끄고 운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는 1년 가까이 인도네시아에 억류됐던 이 배를 9일 넘겨받은 뒤 압류 사실을 공개하고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선박 몰수를 위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배는 11일 미국령 사모아로 예인돼 조사를 받고 있다. 배에 타고 있던 북한 선원들은 전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택균 sohn@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