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창녕군 따오기복원센터서 40마리 ‘연방사’ 방식으로 실시 몇마리 생존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성공 땐 2, 3차 추가 방사 계획
22일 첫 자연방사를 앞두고 경남 창녕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비행 훈련 중인 따오기. 경남도제공
‘우포 따오기’의 자연 방사(放飼)가 임박하자 관련 부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79년 한반도에서 따오기가 사라진 지 40년 만에 열리는 방사여서 몇 마리가 살아남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사업의 지속 여부, 종 복원의 타당성 논란도 다시 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남도와 창녕군은 22일 오후 4시 창녕군 유어면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따오기 방사 행사를 연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조명래 환경부 장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한정우 창녕군수, 지역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자연 늪이자 람사르 등록 습지인 우포늪은 천연기념물 524호, 따오기는 천연기념물 제198호이다.
방사하는 따오기에는 위치추적기와 가락지를 달아 관찰한다. 연구원과 자원봉사자, 서포터스 등 80명이 이를 담당한다. 방사 따오기가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으면 12월 창녕군 장마면에 준공하는 ‘천연기념물 구조·치료센터’에서 돌볼 계획이다.
창녕군 등은 따오기 방사를 앞두고 성별, 연령별로 40마리를 선발한 뒤 비행과 먹이 섭취, 환경 적응 훈련을 시켰다. 또 우포늪 주변 39ha에 먹이터와 서식지를 조성했다. 지역 주민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생태교육도 마쳤다. 그러나 일부 조류학자는 “따오기가 멸종 이전에도 겨울에만 불규칙하게 찾아오던 철새인 데다 근친교배로 얻은 것들이어서 야생에서 살아남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중국, 일본의 방사 지역과 달리 인구 밀도가 높고 도시화도 많이 진행된 것이 걸림돌이다. 센터 관계자들은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만약 첫 방사가 성공한다면 2, 3차 추가 방사로 이어진다. 동요 속 따오기 울음소리를 실제로 들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방사 후 적응을 못해 죽거나 천적, 사람에 의해 폐사하는 개체가 많아지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당장 복원사업의 포기는 어렵겠지만 궤도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원센터에서 생활하는 300여 마리의 따오기 유지·관리 문제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사업성 검토의 부족, 많은 예산을 투입한 데 따른 책임론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우포 따오기는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우호협력의 상징으로 따오기를 주겠다”고 약속한 뒤 국내에 반입됐다. 그해 10월 경남도가 중국 산시(陝西)성 양(洋)현의 종복원센터에서 암수 따오기를 들여오고, 이후에도 몇 마리를 더 가져와 번식시켰다. 센터 건립비와 관리 및 인건비 등으로 200억 원 이상 들어갔다. 따오기는 363마리로 늘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