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경제 성공” 발언 논란 집권 3년차 체감성과 목표 내걸어… 文대통령이 직접 홍보 강화 의지 일부 지표 긍정 해석, 현실과 괴리 실업률 입장 묻자 靑 “다음에 말씀”
문재인 대통령이 현 경제 상황을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을 두고 경제 인식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집권 3년 차를 맞아 경제 체감성과를 목표로 내걸면서 일부 통계지표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야당에선 “달나라 이야기냐”며 일제히 비판에 나선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서 실업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다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4.4%로 2000년 4월(실업률 4.5%) 이후, 청년실업률은 11.5%로 1999년 6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고치였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최근 3개월 연속 연간 (고용) 목표인 15만 명을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문 대통령이 14일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경제정책의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며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경제 성과 홍보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개선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통계들까지 싸잡아서 문 대통령에게 성과로 보고하고, 문 대통령도 이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경제 인식이 현실과 온도 차가 여전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문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1분위 노동자와 5분위 사이 임금 격차가 최저를 기록했다”고 인용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로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실직자가 빠져 임금 격차 축소로 해석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
야당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인식”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은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문 대통령 주변 인사들도 대통령을 더 이상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대선 TV 토론에서 문 대통령이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 전 대표에게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유 후보는 저 멀리 별에서 갑자기 날아온 게 아니고 집권 여당에서 중요한 직책에 있지 않았느냐”고 했던 것을 뒤집어 비판한 것이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국민적 현실과는) 괴리가 너무 크다”며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경제수석 등이 엉터리 같은 자료를 대통령한테 보고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라고 비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