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치범수용소’ 언급 않는 등 수위 대폭 낮췄지만 北은 거절 국제사회 식량지원 요청하는 北 분배 투명성 요구는 줄줄이 거부
북한은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정례검토(UPR) 실무그룹이 14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한에 대한 제3차 UPR 심사권고안을 채택하자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일부 국가들이 북한의 ‘존엄’을 공격한다고도 했다. UPR는 5년마다 열린다.
북한은 이날 제의된 262개 권고안 중 핵심인 63개를 수용 거부했다. 이 중에는 △정치범수용소 폐지 △‘성분’으로 불리는 북한판 신분제도의 폐지 △종교 서적 보유의 자유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허가 등을 요구하는 권고안 등이 담겼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해당 권고안을 낸 국가들이) 북한의 존엄을 모욕했으며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식량 관련 권고안들은 줄줄이 거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군사비 지출보다 주민의 인권을 앞세우고, ‘기아로부터의 자유’를 얻기 위한 자원 배분에 앞장서라”(호주), “주민을 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식량을 사용하지 말라”(스페인) 등의 권고를 수용 거부한 것. 북한이 여전히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분배 투명성 강화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은 한국이 제시한 권고안 중 국제인권협약의 비준을 촉구하고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한 데 대해선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제인권협약 비준과 국내법 개정, 장애인 보호, 양성평등과 관련된 내용들에 대해서도 검토 의견을 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자신들도 나름대로 인권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장애인과 여성 및 아동 인권 분야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