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언제 될 지 우리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하고, 그 준비는 다양한 공론의 장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활동이 통일을 향한 작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재경·한국외대 독일어교육과)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최된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12기 발대식. 저마다 다양한 전공과 꿈을 가진 대한민국 청년 50명의 공통점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망’이었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12기로 선발된 박수남, 김재경, 윤찬혁, 조하늘 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소희 인턴기자
“우리의 분단은 미국과 소련이라는 타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전범국이기 때문에 분단이 되었지만 우리는 식민지가 끝나자마자 이념전쟁의 영향으로 분단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갈등이 잔존하고 분단체제에 맞춰진 교육으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히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타자의 의사가 반영된 분단인만큼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수남·고려대 사학과)
이처럼 통일의 정치적 당위성에 동의하는 청년들도 경제적인 당위성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랐다.
“개인적으로는 통일 그 자체보단 어떤 유형의 통일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의 방식에 따라 재앙이 될 수도, 한반도의 또 다른 도약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일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도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관계가 선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찬혁)
분단과 통일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청년들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은 1년 동안 기사작성 외에도 통일·남북관계 현장체험 등 다양한 활동기회가 주어진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기사 작성법과 카드뉴스 작성법 등 강의들이 쉴 틈 없이 이어졌지만 이들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12기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우아한과의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만큼 포부도 남달랐다. 김재경 씨와 윤찬혁 씨는 모두 독일어 관련 학과 출신으로 통독 문제에 관심이 많다. 9월에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된 김 씨는 윤 씨와 함께 독일 통일의 분야별 시리즈 컨텐츠를 기획하기로 했다. 김 씨가 독일에서 다양한 포럼에 참여해 얻은 자료를 공유하면 윤 씨가 이를 바탕으로 독일의 ‘사회통합’ 경험을 우리 상황에 대입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골자다.
조하늘 씨(한동대 한국법·통일사회학과)는 북한 인권과 사회학에 대한 자신의 흥미와 지식을 활용해 북한의 법제나 사회통합, 여성과 아동 인권에 대한 기사를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소망이 반드시 북한에 관한 지식과 이해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인권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통일에 대한 공론 장 형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소통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11기 해단식 및 12기 발대식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촬영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기자단의 활동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기자단의 열정적 활동은 국민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갖는 데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마치면 명예기자로 1년 간 추가 활동기회가 주어진다. 6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발대식은 김 장관의 격려사로 마무리됐고 일행은 힘차게 1박 2일 워크샵 일정을 시작했다.
양소희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