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농업인 가사부담 덜어주고, 마을 주민들 유대 강화에 효과” 1450곳 참여 5년만에 5배로 늘어
마을 공동 급식은 여성 농업인의 식사 준비 부담을 덜어주고, 바쁜 영농철에도 때를 놓치지 않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강진군 제공
농번기에 주민들이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면서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마을 공동 급식이 농촌지역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6일 전남 강진군 병영면 하고마을.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 못자리 설치를 마친 주민 30여 명이 마을회관에 모여 마치 동네잔치라도 하듯 정답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밥상에는 마을에서 재배한 상추와 감자고등어조림, 무생채, 콩나물무침 등 반찬이 올라왔다. 이 마을에서는 농사일이 적은 주민 2명이 조리원을 맡아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농번기 여성 농업인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고 마을 주민 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마을 공동 급식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공동 급식 운영기간을 마을별로 재배 작물 등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어 주민 반응이 좋다.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모내기, 수확기 등 농번기에 공동 급식을 하는 마을은 1450곳이다. 이는 마을 공동 급식 사업이 시작된 2014년 253곳이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5년 만에 다섯 배로 늘어난 것이다.
마을별로 연간 25일 범위에서 부식비와 인건비 등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한다. 공동 급식 대상은 마을회관 등에 급식시설을 갖추고 농업인과 가족, 홀로 계신 어르신 등 20명 이상이 급식 가능한 마을이다. 급식시설과 조리 인력이 부족한 마을은 반찬배달 시스템을 활용해 지원받을 수 있다.
서은수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농촌의 고령화와 부녀화에 따른 농번기 일손 부족을 해소하는 데 마을 공동 급식 사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업 규모를 연차적으로 늘려 2022년에는 마을 2000곳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군은 올해 전남도로부터 공동 급식 사업에 마을 76곳을 배정받았으나 희망하는 곳이 많아 자체 예산으로 마을 7곳을 추가해 총 83곳을 운영한다. 장성군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마을이 신청해 군비를 추가로 확보해 희망하는 곳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