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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암지구대의 치안 비결은…

입력 | 2019-05-17 03:00:00

치안 불안 지역 3개월간 집중순찰… 탄력순찰제 시행으로 범죄 예방
중요 범죄 검거실적 두번째로 높아




인천 부평경찰서 동암지구대 경찰관들이 순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동암지구대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치안 활동으로 범죄를 줄이려 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지난달 14일 오후 1시경 인천 부평경찰서 상황실에서 동암지구대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20대 여성 김모 씨가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는 사이 노트북컴퓨터를 누군가 가져갔다”고 신고한 것이다. 동암지구대 김준혁(38) 김근호 순경(31)은 순찰차를 타고 열우물로에 있는 이 은행으로 갔다.

두 경찰관은 현금인출기 폐쇄회로(CC)TV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김 씨 노트북을 들고 나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이후 용의자의 이동 경로를 거리의 CCTV 영상과 탐문 등으로 추적해 신원을 파악했다. 이튿날 두 사람은 용의자에게 동암지구대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지구대로 온 용의자에게서 노트북을 회수한 두 사람은 부평경찰서로 이 남성의 신병을 넘겼다. 김준혁 순경은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CCTV 영상을 분석하느라 힘은 들었지만 노트북을 되찾은 김 씨에게서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천의 지구대와 파출소 75곳 가운데 경찰관 49명이 일하는 동암지구대는 격무지로 분류된다.

관할지역인 십정동 일대 인구가 약 3만9000명을 헤아리는 데다 경인전철 동암역이 있어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8만 명이 넘는다. 동암역 주변에 식당과 유흥업소, 숙박시설 109곳이 몰려 있어 112 신고가 하루 30건 이상 접수될 정도로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동암지구대는 중요 범죄 검거실적이 빼어나다. 올 1분기 112 신고 2870건 가운데 살인 강도 성폭력 절도 같은 중요 범죄는 86건이었는데 이 중 50건(58%)을 해결해 인천에서 검거실적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은 먼저 경찰서 수사과나 형사과 근무 경험이 있는 경찰관과 신입 경찰관을 한 근무조에 둬서 이 신입 경관의 사건 처리 능력을 키우는 데서 찾을 수 있다. 112 신고에 대한 출동 및 처리 모범사례를 매뉴얼로 만들어 공유한다. 2개월마다 우수 경찰관을 선발해 상품권과 부부동반 식사권 등을 선물해 사기를 높이고 있다.

검거 실적뿐만이 아니다. 동암지구대는 인천지방경찰청이 2017년 도입한 탄력순찰제를 가장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탄력순찰제는 치안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은 지역을 3개월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과거에는 경찰이 각종 범죄 통계를 자체 분석해 특정 장소를 순찰했다. 그러다 보니 범죄는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주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순찰에 소홀했다.

실제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예정된 십정2재개발구역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 지역 5671가구 가운데 절반 넘게 떠나면서 빈집이 늘어난 것이다. 동암지구대는 주민들과 함께 자율방범연합대를 만들어 매주 3차례 ‘밤도깨비 합동순찰’에 나서고 있다. 금융기관 16곳과 편의점 36곳 등을 정기적으로 찾아 순찰활동에 문제는 없는지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다.

동암지구대는 이런 노력의 결과 최근 인천경찰청의 1분기 치안활동 종합 평가 결과 최고점을 받아 ‘으뜸지구대’로 선정됐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