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두차례 접촉… 타협 가능성, 이명희 “총수 지정 왜 서두르나”
16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측근은 최근 KCGI 측 인사를 접촉해 한진그룹의 경영 혁신에 대한 조 회장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조 회장은 취임 이후 항공기 1등석의 70%를 없애며 수익 개선에 나섰다.
또 연중 노타이 복장 실시와 직원 성과급 및 주주 배당 확대를 시도하는 등 KCGI 측이 요구해온 수익성과 경영 문화 개선에 나섰다. 앞서 석태수 한진그룹 부회장도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전에 KCGI 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KCGI 측은 한진그룹 관계자에게 “(지분을 늘리는 것이) 한진그룹을 공격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경영 혁신을 이뤄낸다면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오를 수 있는 만큼 굳이 직접 경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가족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공정위에 동일인 지정 관련 서류 제출을 앞두고 측근들에게 “(조양호 전 회장의) 49재도 안 끝났는데, 총수 지정이 그렇게 시급한 일이냐”라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그룹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는 “조 회장을 총수로 하는 데는 합의가 됐지만 가족이 각자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bjk@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