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신형 탄도미사일’ 결론 속도와 파괴력 높인 ‘KN-23’ 명명… 정보 공유한 우리軍은 결론 미뤄
주한 미군은 북한이 4일(1발)과 9일(2발)에 쏜 미사일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한미 탐지전력에 포착된 모든 정보를 세세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위성과 정찰기, 이지스함, 지상레이더 등에 잡힌 미사일들의 발사 직후부터 최종 낙하까지 모든 비행 과정을 철저히 살펴봤다는 것이다. 특히 발사각도와 비행거리, 정점고도, 사거리, 하강속도 등 관련 데이터를 수십 분의 1초 단위로 비교 분석해 3발 모두 같은 종류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주한 미군 소식통은 “스커드-B, C 등 기존 SRBM보다 비행고도가 20km 이상 낮고, 하강 시 포물선이 아닌 불규칙한 궤적을 그렸지만 속도(음속의 6배 안팎)와 추정 파괴력 면에서 탄도미사일로 결론 내리고 KN-23으로 명명했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최대 500kg 안팎으로 소형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해 2월 북한군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SRBM에 KN-21이라는 코드명을 붙인 바 있다. 주한 미군은 KN-23이 KN-21을 개량한 것인지, 다른 기종인지에 대해 추가 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형은 거의 유사해도 추진체, 유도장치 등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여전히 북한이 쏜 미사일들이 같은 종류인지,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며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군이 대북 협상판을 유지하려는 청와대를 의식해 탄도미사일이란 결론을 내리고도 발표를 미적거리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