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계룡대內 골프장… 장성 6명은 문자 받고 업무복귀 “위기조치 업무와 무관” 해명에도 軍기강 해이하다는 비판 나와
토요일인 4일 오전 9시경.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내 골프장이 술렁였다. 휴대전화 문자 내용을 확인한 현역 군인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현역 장성 6명 등 일부는 경기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카트를 타고 골프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다른 현역 장성 10명은 골프를 계속 쳤다. 일부는 18홀을 모두 마치기도 했다. 이들 중엔 육군 중장(3성 장군)도 2명 이상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를 치던 133명의 영관급 장교 중 127명은 북한이 도발한 이후에도 계속 남아 경기를 이어갔다.
북한이 1년 5개월 만에 미사일 도발에 나선 4일 군 장성들과 영관급 장교들이 발사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육군 인사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5월 4일 계룡대 골프장 이용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이날 계룡대 골프장을 이용한 현역 군인은 195명이었다. 195명 중 장군은 16명이었는데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오전 9시 이후 6명은 복귀했지만 10명은 계속 골프를 쳤다고 군은 밝혔다. 북한은 당시 오전 9시 6분부터 300mm 및 240mm 방사포를 순차적으로 쏜 뒤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오전 10시 55분까지 도발을 이어갔다.
군 관계자들은 당시 골프를 계속 친 장군 10명은 북한의 도발 상황 발생 시 긴급 소집되는 위기조치반 업무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에겐 비상소집 문자도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 골프를 치다 말고 돌아간 장성 6명은 위기조치 업무와 직접 관련된 인원이어서 업무에 복귀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관련 절차에 따라 위기조치반을 소집해 정상적으로 대응했다. 대북 비상 상황과 관련한 작전부대는 합동참모본부이지 육군본부가 아니다”라며 “교전 상황이 아니었던 데다 휴일에 위기조치 업무와 관련 없는 장군들이 골프를 친 것은 징계를 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