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징계안 먼저 처리해야" vs "자문위 정상화 우선" 민주당·윤리특위 자문위 vs 한국·바른미래 구도 형성
5·18 망언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차원의 징계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리특위 내에선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이전에 징계안을 처리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16일, 이날까지도 해결의 실마리가 발견되지 않는 상황이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징계안 처리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윤리특위 소속 자문위원회의 파행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현행 국회법은 윤리특위의 ‘제 식구 감싸기’ 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징계 심사에 앞서 자문위 의견을 듣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자문위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시한 내 의견을 제출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자문위 파행으로 징계안 관련 의견을 받지 못했으니 자문위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처리하자는 입장을 내세웠고, 한국·바른미래당은 자문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자문위 정상화부터 해야하지 않겠냐며 기존 자문위원을 모두 해촉하고 신임 자문위원들을 위임하자고 맞섰다.
전날 회동 후에는 박 위원장이 자문위 정상화 방안을 자문위원들에게 직접 청취해본 다음 내주 중 간사 회동을 다시 갖고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간사들 사이에서는징계안 처리가 늦어진 데 책임을 갖고 간사직을 사퇴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자문위원들을 접촉하기 전에 장훈열 윤리특위 자문위원장이 성명을 발표했다.
장 위원장은 “윤리특위는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중지하고 5·18 망언 징계안에 대해 직접, 그리고 조속히 심사해 달라”며 “자문위는 한국당 추천 위원들의 사퇴 및 바른미래당 추천 위원의 사퇴, 불참으로 윤리특위가 정한 4월9일까지 징계안을 의결하지 못했고 기간 연장 요청마저 의결하지 못 했다”고 강조했다.
자문위는 민주당 추천 4명, 한국당 추천 3명, 바른미래당 추천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 위원들이 사퇴를 한 것은 이들이 자문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상견례 자리에서 한국당 추천 위원이 자문위워장으로 내정됐는데, 다음 모임에서 갑자기 민주당 추천 위원인 현 위원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당 위원들은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후 파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윤리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망언 의원 징계안 처리가 늦어지는데 대해 사과하며 “징계할 상황은 됐지만 절차에는 들어가지 못했다”며 “한국당이 자문위의 정상화 없이는 징계절차에 돌입하지 못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징계안의 신속 처리를 위해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과 합의를 이뤄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직접적이진 않으나 징계안 처리가 늦어지는 책임을 한국당에 물으면서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권미혁 민주당 간사는 전날 회의에서 “자문위가 의견을 제출하지 못했다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야한다. (자문위 정상화 이전에) 5·18 망언 징계안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이에 부정적 입장을 앞세우고 있다. 5·18 징계안 뿐 아니라 다른 징계건도 있기 때문에 자문위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또 자문위에서 논의를 했음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니고 회의를 진행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의견없음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장 위원장의 성명은 위원장 개인 의견이지 않나. 본래 계획대로 자문위 정상화에 대한 개별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간사회동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야권 관계자는”사실상 5·18 39주기 이전에 징계안 처리하는 것은 물건너 간 것 아니겠나“라며 ”여당은 올해 5·18 이전 징계안 처리 등을 공언했다가 해결되지 않으니 사과와 성명 등을 통해 한국당에 책임을 넘기며 명분을 챙기기 위함인 것 같다. 한국당도 법과 절차를 강조하긴 했지만 자당 의원들의 징계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자당이 장외투쟁 상황인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겠다“고 풀이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