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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9타차, 난코스서 난적 압도… 켑카 7언더 화려한 출발

입력 | 2019-05-18 03:00:00


타이거 우즈(왼쪽)와 브룩스 켑카가 17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무리한 뒤 9번홀 그린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으로 부활한 우즈는 2오버파로 공동 51위에 머문 반면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켑카는 코스레코드인 7언더파를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해 단독 선두에 나섰다. 우즈가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를 우승했을 때 7세였던 켑카는 어느새 우상을 넘어설 거물로 주목받고 있다. 파밍데일=AP 뉴시스

첫 번째 홀을 마친 뒤 둘의 타수 차는 이미 3타나 됐다. 마지막 홀이 끝났을 때 그 격차는 9타로 더 벌어졌다. 예상 밖의 결과였기에 경기 후 악수하는 브룩스 켑카(29·미국)와 타이거 우즈(44·미국)의 표정에는 어색함마저 흘렀다.

디펜딩 챔피언 켑카가 올 마스터스 우승자 우즈와의 동반 플레이에서 완승을 거뒀다. 우즈의 캐디백에는 ‘몬스터’(에너지 드링크 브랜드) 로고가 크게 인쇄돼 있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골프대회인 제101회 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몬스터(괴물)’는 켑카였다.

17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코스(파70·7459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켑카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코스 레코드인 7언더파 63타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타이틀 방어를 향한 화끈한 시동을 건 켑카는 “뉴욕의 모든 사람들이 타이거를 응원했을 것이다. 그래도 난 매우 어려운 코스에서 생애 최고의 라운드를 했다”며 기뻐했다.

켑카는 최근 7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3회, 준우승 1회를 차지하며 ‘메이저 사냥꾼’이란 별명이 붙었다.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10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펼치고 있다.

켑카는 지난해 PGA챔피언십 2라운드에 이어 2년 연속 63타를 작성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따르면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63타를 친 선수는 그레그 노먼(1986년 브리티시오픈, 1996년 마스터스)과 비제이 싱(1993년 PGA챔피언십, 2003년 US오픈)에 이어 켑카가 세 번째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켑카를 1타 차로 제친 우즈는 무뎌진 쇼트게임 탓에 버디 3개와 이글 1개, 더블보기 2개와 보기 3개의 기복 심한 스코어카드를 적어 공동 51위에 머물렀다.

켑카는 4일 만에 대회에 나선 반면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 이후 32일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한 데다 개막 전날 몸이 아파 연습라운드도 취소했다. 경기 감각의 차이는 그린에서 두드러졌다. 켑카의 퍼트 수는 25개였고, 우즈는 31개였다. 우즈는 3퍼트를 3차례 하며 그린에서 퍼터를 내던지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김재열 해설위원은 “우즈가 퍼팅할 때 거리나 스피드, 라인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라운드부터 나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형중 이화여대 교수(골프 전공)는 “우즈에게 팬들의 기대가 중압감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켑카는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12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우즈는 이 홀에서 티샷을 러프에 빠뜨린 뒤 두 번째 샷을 117야드 보내는 데 그치면서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해 대조를 이뤘다.

이 코스는 어렵기로 유명하다. 켑카가 7언더파를 치며 수월하게 공략한 듯 보였지만 1라운드에 언더파를 친 선수는 15명에 불과했다. 이날 오전조 선수의 평균 타수는 72.76이었다. 리키 파울러는 “멀리 똑바로 치는 켑카가 좁고 긴 이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159번째 도전 끝에 PGA투어 첫 승을 거둔 강성훈은 2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4위로 마쳤다. 강성훈과 절친한 미국 댈러스 이웃사촌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6언더파로 2위에 나섰다.

무릎 통증으로 대회 사상 처음으로 카트를 타고 출전한 존 데일리는 공동 113위(5오버파)에 처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