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북한 식량난-식량지원 팩트체크 9번 지원후 쌀값 ‘5落4騰’… “햅쌀 아닌 묵은쌀 보내 국내 영향 거의 없어” 정치권-농민단체, 쌀값 폭락때마다 “北에 재고 쌀보내 가격안정” 주장도
과거 9번의 대북 쌀 지원 사례를 보면 5번은 지원 이후 쌀값이 떨어졌고, 4번은 값이 올랐다. 대북 쌀 지원 후 가격이 하락한 시기는 2000년(―0.7%), 2004년(―2.0%), 2005년(―7.7%), 2006년(―0.5%), 2010년(―0.1%)이었다. 반면 1995년(3.1%), 2002년(2.5%), 2003년(0.7%), 2007년(0.4%)에는 쌀 지원 후 가격이 올랐다.
대북 지원과 쌀값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이유는 북으로 보내는 쌀이 국내 시세에 바로 영향을 주는 햅쌀이 아니라 묵은쌀이거나 수입 쌀 위주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식량 지원은 햅쌀보다는 2∼3년 된 예전 쌀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국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했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4개월 후면 2019년산 햅쌀 출하가 시작되는 만큼 지금 보관 중인 2017∼2018년산 쌀을 북한에 보내도 쌀 시세가 오르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풍년으로 쌀값이 하락한 2010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은 “쌀값 폭락은 2008년부터 대북 지원이 중단돼 재고가 쌓인 탓”이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쌀값 하락기였던 2016년에도 북한에 쌀을 보내자는 주장이 있었다. 지난해 2월에도 설훈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국회 토론회에서 “대북지원으로 쌀값 안정과 인도적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민 단체는 과잉 물량을 보내자는 것일 뿐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재고량이 시중에 풀리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을 덜 수 있다는 것이지 쌀값을 올리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