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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화폭에 담았다

입력 | 2019-05-20 03:00:00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 성황




18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열린 ‘제5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 궂은 날씨 탓에 자원관 교육동에서 대회가 열렸고, 대회 참가자와 가족들은 강의실과 강당 등 곳곳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거북이, 소라, 오징어, 고래, 상어….’

18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5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의 대회장인 충남 서천군 장항읍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교육동. 아이들은 갖가지 바다 생물을 하얀 백지에 담아냈다. 마치 씨큐리움에 있는 7000여 바다생물 표본을 죄다 교육동 바닥에 쏟아놓은 듯했다. 해양생물자원의 수집과 보존·관리, 연구, 전시, 교육을 하는 곳인 자원관은 이날 대회 참가 어린이들에게 씨큐리움을 무료로 개방했다.

이날 간간이 비를 뿌린 궂은 날씨 때문에 자원관 야외광장의 가족 텐트는 볼 수 없었다. 그 대신 참가자와 가족들은 실내인 교육동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돗자리를 깔았다. 이어 이젤이나 접이식 책상을 펼치고 물감과 팔레트, 크레용을 꺼내 주최 측이 나눠준 도화지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간식을 꺼내 이리저리 펼쳐 놓은 뒤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보기도 했다.

세종시에서 왔다는 유치원생 송예원 양(3)은 분홍색 수채 물감으로 씨큐리움의 표본에도 없는 인어공주를 예쁘게 그려냈다. 소감을 물으니 과자를 먹다가 쑥스러운 듯 입을 뗐다. “엄마, 아빠와 함께 여행하고 그림도 그리고 맛있는 것도 먹으니 좋아요….”

손 양 가족과 이웃에 살아 같이 왔다는 유치원생 문주아 양의 어머니 조윤경 씨(42)는 “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와 봤는데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며 “대회가 끝나면 인근 금강하구둑 등 관광지를 여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천군은 한산모시관과 마량리 동백나무숲, 장항스카이워크, 신성리 갈대밭 등으로 이어지는 생태투어 코스를 조성해 놓았다. 올해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상재 선생 생가를 비롯한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는 코스를 신설했다.

천안에 산다는 중학교 3학년생 임수현 양(15)은 생명이 숨 쉬는 바다를 도화지에 옮겨 놓기 위해 몰두하고 있었다. 임 양은 “매년 주제에 맞게 그림을 그려내야 하고 소재를 달리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쉽지는 않다”며 “하지만 대회 분위기가 좋아 지난해에 올해도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산에서 온 초등학교 6학년생 김민서 양(12)은 갯벌이 살아나면서 행복해하는 인간의 모습을 도화지에 표현했다. 김 양은 “갯벌은 바다의 생태계를 지켜주는 중요한 자원인데 인간들이 제대로 보전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갯벌의 고마움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이 소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명석 씨(49)는 “학원이다 뭐다 해서 찌든 삶을 사는 아이들이 하루 동안이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마음껏 즐기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150명을 포함해 가족, 교사 등 모두 300여 명이 찾았다. 서천을 비롯해 인천과 부산, 울산, 경남 거제, 전북 부안, 경북 포항 등 전국 9개 대회장에는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4500여 명을 포함해 가족, 교사 등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5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열렸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다음 달 7일 수상작을 발표하며, 전체 수상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시상식은 6월 28일 열릴 예정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