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심재영(24·고양시청)은 한국여자태권도 경량급의 차세대 주자다.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금메달을 따냈을 때만 해도 깜짝 스타로 평가받았던 그가 이제는 2020도쿄올림픽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9 맨체스터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 2연패에 성공한 덕분에 기대치도 올라갔다.
심재영은 무주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부터 도쿄올림픽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2016년 11월부터 새롭게 개정된 세계태권도연맹(WT) 경기 규칙을 완벽하게 접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연결동작이 강점인 심재영은 쉴 틈 없이 상대를 공략하는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의미 없이 발만 드는 행위가 곧바로 감점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규칙을 고려하면, 심재영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 여자 46㎏급 결승에서 마흘라 모멘자데흐(이란)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아픔도 있었다. 무주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이듬해(2018) 5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강보라에게 결승에서 패한 탓에 메이저 종합국제대회 무대 데뷔를 뒤로 미뤄야 했다. 겉으로는 크게 티를 내지 않고 다음 시즌을 준비했지만, “나는 욕심이 많다”고 외쳤던 심재영이 느꼈던 좌절감은 엄청났다. 무주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피땀 흘린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포인트 120점을 챙기며 경쟁에서 한 발 앞섰다. ‘올림픽’이라는 세 글자는 심재영에게 엄청난 동기부여다.
심재영은 “한 걸음씩 더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