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대은(왼쪽)-쿠에바스. 스포츠동아DB
“두 턴까지도 생각하고 있는데….”
탈꼴찌를 넘어 중위권 도약까지 노렸던 KT 위즈에 악재가 닥쳤다. 선발자원 이대은(30)과 윌리엄 쿠에바스(29)가 동반 이탈한 것이다. 이대은은 팔꿈치, 쿠에바스는 어깨에 미세한 염증 소견을 받았다. 이들은 17일 경기 전 말소되었으며 당초 휴식 차원의 조정으로 여겨졌으며 열흘 뒤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두 턴을 거르는 것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은은 올 시즌 8경기에서 41.1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했다. 시즌 초 부진이 거듭됐지만 4월 중순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지고 돌아온 뒤 4경기에서는 24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4.88로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16일 광주 KIA타이거즈전에서는 고대하던 첫 승까지 따냈지만 기쁨이 오래가지 못했다.
KT는 18일까지 리그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2위(25개)에 올라있었다. 창단 후 선발진이 이렇게 안정된 적은 없었다. 이 감독도 “선발진이 안정세로 접어드니 경기 계산이 선다”며 흡족함을 드러낸 바 있다. 시즌을 2승10패로 출발하며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7위까지 올라섰다. KT가 한 번 10위로 떨어진 뒤 7위까지 올라선 것은 창단 최초의 ‘사건’이다. 이강철 감독이 주력했던 ‘패배의식 걷어내기’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갔다.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선발 두 명의 이탈로 고비를 맞게 됐다.
대체선발 1순위는 배제성이다. 그는 올 시즌 두 차례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다. 하지만 나머지 한 자리가 문제다. 이 감독은 여러 카드를 두고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오지 않겠나”라는 말에 그의 복잡한 속내가 담겨있다. 19일 삼성전 우천 취소로 한숨을 돌렸지만, 당장 이번주부터 두 자리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첫 고비를 맞은 KT가 이를 극복한다면 탈꼴찌 이상의 가시적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 이번 위기 극복이 중요한 이유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