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뛰어넘은 K팝] 한일합작 걸그룹 ‘아이즈원’… “서로 언어 가르쳐주며 같이 성장”
“K팝을 일본 멤버들과 함께 부르니 더 새롭고 설렙니다.”(아이즈원 리더 권은비 양·24)
지난해 8월 말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을 통해 한국인 9명, 일본인 3명 총 12명의 한일합작 걸그룹 ‘아이즈원’(사진)이 탄생했다. 그해 10월 한국에서 데뷔했고 올해 2월 일본에서도 첫 싱글음반을 발표하며 두 나라에서 맹활약 중이다. 일본 데뷔 당시 싱글 음반은 첫 주에만 22만 장이 팔리며 주목을 받았다.
19일 일본 지바(千葉)현 마쿠하리 메세 공연장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이들은 1년도 채 안 돼 달라진 위상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멤버 장원영 양(15)은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한일 양국에서 모두 활동하게 돼 놀랍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할 때 각각 다른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발표한 신곡 ‘비올레타’는 요정 같은 느낌을 강조하며 남성 팬들을 주로 공략했다. 반면 일본 데뷔곡 ‘스키토이와세타이(좋아한다고 말하게 하고 싶어)’ 활동 때는 롱코트 차림으로 춤추며 강한 여성(걸 크러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들은 다음 달 일본에서 신곡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발표하며 일본 활동에 집중하기로 했다. 12명의 국적, 언어, 성장 배경, 나이 등이 다 다르지만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며 소통과 화합을 배운다고 강조했다.
일본어가 가능해 그룹 내에서 ‘통역’ 역할을 하고 있는 이채연 양(19)은 “한국 활동 때는 한국 멤버가 일본 멤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일본 활동 때는 우리가 일본어를 배운다”고 했다. 야부키 나코 양(18)은 “함께 생활하면서 양국 언어를 동시에 쓴다. 이를 통해 서로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