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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잃은 ‘말싸움 제왕’ 로드FC 권아솔 기권敗

입력 | 2019-05-20 03:00:00


‘이종 격투의 끝판왕’ 권아솔(33·팀코리아MMA·사진)이 5년 가까이 갖고 있던 챔피언 벨트를 내줬다.

권아솔은 18일 제주에서 열린 로드FC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만수르 바르나위(27·프랑스)에게 1라운드 3분 34초 만에 서브미션(항복)으로 패했다. ‘100만 불 토너먼트’ 최종전이었던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바르나위는 챔피언 벨트와 함께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 원)를 획득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평가다. 2016년 12월 이후 2년 5개월 남짓 경기가 치러지지 않는 동안 권아솔은 입으로 이슈를 끌어 격투기 팬들로부터 ‘아가리 파이터’(입 싸움꾼)라는 조롱을 받아왔다. 로드FC가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을 끝판 왕으로 정하고 100만 달러 상금을 건 ‘로드 투 아솔’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오랜 기간 경기가 치러지지 못한 사이 권아솔이 각종 ‘어그로’(관심 끌기) 발언만 일삼아 왔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자신의 맞상대를 결정짓는 대결 당시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비프 누르마고메도프(31)가 사촌형 샤밀 자브로프(35·이상 러시아)를 도우러 한국을 찾자 그에게 “(사촌형과) 2 대 1로 덤벼라”라고 도발하기도 했다.

명예회복이 필요했지만 경기력은 입담을 따라가지 못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만수르의 라이트를 맞고 휘청한 권아솔은 만수르를 껴안으며 틈을 노렸지만 오히려 수차례 공격을 허용한 뒤 1분 30초도 안 돼 만수르에게 레프트를 맞고 바닥에 넘어졌다. 파운딩 공격을 받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뒷목조르기)를 허용한 권아솔은 항복한 뒤에야 일어날 수 있었다.

패배 후 권아솔은 “(내가) 욕먹어도 싸다. 다시 도전할 때까지 (만수르가) 챔피언 벨트를 유지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