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OECD 22國중 꼴찌
한국의 1분기(1∼3월)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인 것은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공통적인 악재에 직면해 있지만 한국이 유독 큰 충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계는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대내외 경기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1분기 한국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했다. 이 같은 투자 감소폭은 1998년 1분기(―24.8%)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여기에 한국 수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한 결과 1분기 수출도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6% 줄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1분기 경제성장률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1.0%로 당초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올 1분기 성장률이 수치상으로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세는 민간보다는 정부가 주도한 측면이 있다. 4분기 성장률에서 민간 기여도는 ―0.3%포인트였던 반면 정부 기여도는 1.2%포인트에 이르렀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모두 민간 주도의 건실한 성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각각 21일과 22일에 한국의 2019,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OECD는 3월 한국의 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2.6%로 전망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빈센트 코엔 OECD 국가분석실장은 9일 KDI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5%로 내놨는데, 이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결과가 나오기 전이다. 아마 이보다 하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