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 저자 로슬링 일가의 세상 보는 법 정확한 인식이 올바른 결정 낳아… 각종 통계 똑바로 읽는 연습해야 대부분 자신의 무지 모른채 살아… 해답 찾으려는 다급함 이겨내고 사건의 악당 아닌 원인 찾아야
‘팩트풀니스’의 공동저자인 올라(왼쪽)와 안나 로슬링 부부. 이들은 “아버지인 한스는 암 진단을 받고도 책 집필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책이 한국에서 성공한 걸 알면 크게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갭마인더재단 제공
저자는 스웨덴 보건학자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과 그의 아들 올라 로슬링, 며느리 안나 로슬링. 이들은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무지에 싸운다’는 모토로 2005년 갭마인더재단을 설립해 통계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올라와 안나를 최근 e메일로 만났다. 이들은 공동으로 답변을 보내왔다. 한스는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상의 무지를 통계로 측정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책에는 모든 것을 둘로 나누는 ‘간극 본능’, 세상은 점점 나빠진다고 여기는 ‘부정 본능’ 등 10개 본능이 등장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한국을 포함해 14개국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한 뒤 이 거대한 오해를 10개의 본능으로 체계화했다. 2013년부터 테스트를 시작해 매년 데이터를 추가하고 있다.”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한 현실 인식은 올바른 결정으로 이어진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바쁜 현대인은 그 흐름을 따라잡을 시간이 부족하다. 잘못된 통계에 사람들이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
―사건이 터지면 해답을 찾기 급급했고(다급함 본능), 통계를 읽을 때 상대적 크기를 간과하곤(크기 본능) 했다. 책을 읽으며 10가지 본능에서 벗어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적인 세계관이 널리 퍼진 데에는 언론의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실제 사건보다 극적인 드라마를 이끌어낸다. 언론인들은 특히 팩트풀니스의 경험법칙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뉴스 하단에 문맥과 통계를 추가했으면 한다.”
―통계에 친숙해질 방법이 있을까.
“갭마인더 홈페이지에는 인구, 소득 수준, 쇠고기 생산량 등 각종 지역별 통계가 올라와 있다. 책에 제시한 법칙에 따라 통계를 읽는 연습을 하길 권한다.”
―책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근 책들은 진지한 사안을 가볍게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오직 사실에 기반한 세계관을 담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